TOKEN2049 후원사 선정 논란…주코인 등 의심 프로젝트 지적

| 서도윤 기자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형 크립토 행사 TOKEN2049를 둘러싸고 후원 기업 선정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잘 알려진 블록체인 조사자 잭엑스비티(ZachXBT)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해당 행사의 일부 플래티넘 후원사가 불투명하고 의심스러운 전력을 지닌 프로젝트라고 폭로했다. 그는 “돈만 내면 공식 후원사가 되는 구조에서, 후원이 곧 신뢰도는 아니다”라며 행사의 신뢰성을 우려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하이퍼버스(HyperVerse)와 제이펙스(JPEX) 모두 유력 블록체인 행사 후원을 통해 외형적 신뢰를 확보한 뒤 투자자들을 끌어들였으나 이후 사기 혐의로 무너졌다. 이로 인해 수천억 원대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고 관련자들이 대거 체포된 바 있다. 공통적으로 익명 개발팀, 낮은 유동성, 과장된 마케팅, 적절치 못한 토크노믹스, 잘 알려지지 않은 거래소 상장 등의 경고 신호가 있었다.

그럼에도 일부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살아남는다. 주요 원인은 단기 이익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 짙은 팬층의 커뮤니티 지원과 인플루언서 홍보다. 이들 프로젝트는 실질적인 사용처나 기술적 업적보다는 희망적 수사와 바이럴 마케팅에 의존해 생명력을 유지한다.

잭엑스비티가 이번에 콕 집어 지적한 대표적 프로젝트는 주코인(JuCoin)이다. 과거 주비(Jubi)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이 싱가포르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는 2013년 설립돼 오랜 업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력 곳곳에 석연치 않은 흔적이 많다. 수차례의 소유권 변경, 리브랜딩, 규제 회피 움직임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대만에 금융 라이선스를 신청 중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규제 시장에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

그럼에도 주코인을 떠받치는 건 강력한 투기 수요와 공격적 마케팅이다. 이들은 혼합형 디파이(CeDeFi) 서비스 확대를 내세우며 2025년까지 생태계를 확장하겠다 천명하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 보호 장치는 미비하다. 전문가들은 “합법성과 기술 기반보다는 단기 수익 유혹이 존속의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의심스러운 프로젝트들이 교묘히 시장을 교란하면서도 맥을 잇는 현실은, 암호화폐 시장의 불투명성과 투기적 속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신규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판단할 때, 후원 경력이나 화려한 스폰서십보다는 개발팀 공개 여부, 디앱 활성도, 거래소 유동성 등 핵심 지표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속적인 커뮤니티 검증과 전문가 정보 공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