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 테더(USDT), 블록체인 분석 기업 TRM랩스가 공동 운영하는 금융 범죄 대응 조직 T3 금융범죄대응유닛(T3 FCU)이 설립 1년도 채 안 된 기간 동안 2억 5,000만 달러(약 3,475억 원) 이상의 불법 암호화폐 자산을 동결하며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 조직은 최근 전 세계 파트너들과 실시간 정보 공유를 위한 신규 프로그램 ‘T3+’를 출범시키며 그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의 첫 회원사로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가 참여했다.
T3 FCU는 블록체인 기술을 악용한 자금세탁, 투자사기, 공갈, 테러자금 조달 등 각종 범죄를 추적·차단하기 위한 공공-민간 합작 이니셔티브로, 2024년 9월에 출범했다. 트론 창립자인 저스틴 선(Justin Sun)은 이번 프로그램이 “블록체인 업계를 아우르는 협력의 범위를 넓혀 실시간으로 범죄 대응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조직은 그간 각국 법집행기관과 협력해 사건을 추적해왔으며, 출범 6개월 시점이던 2025년 1월까지만 해도 동결 자산 규모는 1억 달러(약 1,390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종전 수치의 2배 이상이 늘어난 2억 5,000만 달러(약 3,475억 원)라는 점에서, 불법 자산 차단 및 회수 능력이 급속히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로 공개된 T3+ 프로그램은 기존의 범죄 대응체계를 바탕으로 거래소, 금융기관, 그리고 기타 산업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실시간 위협 대응 및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써 각국 사법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 사이에서도 보다 민첩한 연합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프로그램 출시는 점점 지능화되는 암호화폐 해킹의 증가세라는 배경 속에서 이뤄졌다. 스위스 블록체인 분석 기업 글로벌레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만 세계적으로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 이상이 해킹을 통해 도난당했으며, 자금 세탁 속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경우 해킹이 발생한 후 단 3분 이내에 자금 세탁이 완료됐고, 전체 사례 중 약 30%는 24시간 이내에 자금 세탁이 끝났다. 평균적으로 도난 자산은 해킹 발생 후 15시간 안에 거래 추적이 불가능한 곳으로 옮겨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약 23%의 사건에서는 해킹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자금이 전부 세탁됐다는 충격적인 결과도 공개됐다.
이 같은 초고속 범죄 양상은 회복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에 도난당한 자산 중 회수된 비율은 불과 4.2%에 그쳤다. 블록체인 범죄 대응에 있어서는 실시간 감시 및 공동 대응 체계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