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의 심장부에서 디지털 자산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다. 실물 자산 토큰화 플랫폼 오픈이든(OpenEden)은 미국 최대 수탁 은행 중 하나인 BNY 멜론(Bank of New York Mellon)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자사 토큰화 미국 국채 상품 ‘TBILL’의 기초 자산 수탁 및 관리 업무를 BNY 멜론에 위임했다.
이번 발표는 월가의 중심에서 국채 토큰화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784년 설립된 BNY 멜론은 전 세계 자산 운용사들이 신뢰하는 전통 금융 기반의 대표 금융기관으로, 실물 국채를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사실상의 제도권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이든에 따르면 TBILL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로부터 ‘A등급’ 평가를 받은 최초의 토큰화 미국 국채 상품으로, 글로벌 커스터디 기관이 기초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첫 사례다. 무디스의 A등급은 투자 등급 중 상위 중간 단계로 분류되며, 신용 리스크가 낮고 재정적 의무를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다. 이는 전통 금융권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으로 간주된다.
오픈이든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제레미 응(Jeremy Ng)은 이번 협업이 블록체인과 전통 금융의 신뢰를 결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BNY 멜론의 깊이 있는 수탁 역량과 오픈이든의 디지털 자산 플랫폼이 만나 새로운 신뢰 모델을 만들어낸다”며, 실물 자산의 디지털화가 보다 안전하게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제휴는 특히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의 경계를 허무는 데 의미가 크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국채의 토큰화는 더 많은 기관투자자가 블록체인 기반 자산 운용에 참여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TBILL의 운용 자산 규모 및 세부 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가의 핵심 참여자들이 제도권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