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비트코인(BTC)·이더리움(ETH) ETF 수탁 검토…디지털 자산 결제시장 진출 본격화

| 민태윤 기자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 시티그룹($C)이 암호화폐 커스터디(수탁) 및 결제 서비스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승인된 규제와 친(親)산업적 입법 움직임이 이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되면서, 시티그룹은 이를 미래 성장 기회로 보고 관련 인프라 검토에 착수했다.

시티그룹 서비스 부문 총괄 비스와루프 채터지(Biswarup Chatterjee)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선적으로 커스터디 제공 대상은 스테이블코인을 담보하는 고품질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초기 로드맵을 밝혔다. 해당 부서는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 관리, 결제 및 재무 솔루션을 담당한다.

특히 커스터디 서비스는 단순 암호화폐를 넘어,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까지 포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채터지는 “이들 ETF를 뒷받침하려면 동일 가치의 디지털 자산 보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실물 기반 수탁 솔루션 없이는 ETF 구조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024년 초 첫 승인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들이 급성장하면서, 수탁 수요 역시 동반 상승 중이다. 암호화 자산 분석 플랫폼 비트보(Bitbo)에 따르면, 미국 내 12개 현물 비트코인 ETF 전체 보유량은 약 130만 BTC에 달한다. 이는 현재 유통 중인 비트코인 총량의 6.2% 수준이다.

이 가운데 블랙록($BLK)이 운용 중인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시장 가치만 약 880억 달러(약 122조 3,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티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제도권 금융사들이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보다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기조와 이후 이어진 규제 정비가 대형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신중한 검토를 넘어 직접적인 사업화 전략을 수립하도록 자극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향후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가 글로벌 은행 업계의 핵심 경쟁지대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