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나스닥 상장 추진…'GEMI' 티커로 제도권 진입 신호탄

| 민태윤 기자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클래스 A 보통주를 'GEMI'라는 심볼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상장할 계획이다.

카메론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2014년 설립한 제미니는 규제 하에 운영되는 거래소이자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제미니달러(Gemini Dollar, GUSD), 그리고 암호화폐 보상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상품을 출시해왔다. 이번 상장은 회사 주식이 처음으로 공모시장에 등장하는 사례로, SEC에 제출된 상장신청서에는 예상 가격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미공개로 처리됐다.

공모 주관사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맡는다. 상장을 마친 뒤 제미니는 클래스 A와 클래스 B의 이중 의결권 구조를 도입할 방침이다. 클래스 A 주식은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가지며, 클래스 B 주식은 1주당 10표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윙클보스 형제는 클래스 B 주식을 모두 보유함으로써 제미니에 대한 과반 의결권을 유지하게 된다. 그 결과 제미니는 나스닥 규정상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controlled company)’으로 분류된다. 이는 새로운 경영진의 개입 가능성을 줄이고, 창업자의 비전 아래 경영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평가받는다.

이번 상장은 미국 내 암호화폐 기업의 제도권 진입 흐름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 후보들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시장은 점차 제도권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제미니의 IPO가 미국 내 암호화폐 기업 상장 역사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