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플랫폼 대전환에 나섰다.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에브리씽 익스체인지(Everything Exchange)’ 완성을 위한 전사적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뛰어넘는 통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그의 구상은 일론 머스크의 ‘X 슈퍼앱’ 전략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스트롱은 “뉴욕에서 전 직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몰입해 중요한 결과를 도출했다”며,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다른 부서들도 비슷한 집중 업무 기간을 분기별로 정해 실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서지(Surge)’ 방식은 단기간 집중 투입을 통해 혁신 성과를 가속화하는 스타트업식 전략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 거래소 기능을 넘어서, 다양한 토큰화(real-world asset) 자산과 주식, 파생상품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초기 토큰 세일, 예측시장 기능까지 추가돼 유저에게 ‘원스톱 트레이딩’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베이스 제품 담당 부사장 맥스 브랜즈버그(Max Branzburg)는 “우리는 모든 것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중”이라며 “앞으로 몇 달 내에 해당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식, 예측시장 등 전통 및 대체투자 자산이 모두 연결되는 글로벌 온체인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최근 증권형 토큰(STO) 서비스를 본격화한 로빈후드(Robinhood), 크라켄(Kraken), 제미니(Gemini) 등과의 정면 경쟁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제미니는 리플(XRP)을 기반으로 한 크레딧 라인을 도입하며 증권형 자산 진입을 선언했고, 로빈후드는 이미 주식과 암호화폐를 함께 다루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암스트롱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머스크의 X 플랫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NS 기능 외에도 구인구직, 결제 시스템, 향후에는 데이팅 서비스까지 도입할 계획인 X는 중국 위챗 방식의 슈퍼앱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코인베이스의 방향성도 그 흐름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디지털 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점점 보폭을 맞춰가고 있는 가운데, 코인베이스의 ‘슈퍼거래소’ 전략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코인베이스가 단순 암호자산 거래를 넘어 새로운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