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추진하는 디파이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I)’이 자사 스테이블코인 USD1을 대규모 발행하며 시장 존재감을 다시금 드러냈다. 이번 발행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이사의 스테이블코인 지지 발언 직후 이뤄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WLFI는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자사 금고 자산으로 활용할 목적의 USD1 2억 500만 달러(약 2,850억 원) 규모를 발행했다고 밝히며, 총 공급량이 24억 달러(약 3조 3,360억 원)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는 4월 말 이후 첫 번째 대규모 공급 확대다. USD1은 지난 4월 초 출시 직후 빠르게 성장해, 현재 기준으로 시가총액 기준 세계 6위 스테이블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서는 테더(USDT)가 시가총액 1,670억 달러(약 232조 1,300억 원)로 약 60%를 차지하면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서클인터넷그룹의 달러코인 USDC가 674억 달러(약 93조 7,860억 원)로 24%를 점유 중이다. 이에 이어 USD1이 상위권에 안착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USD1 대규모 발행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미국 와이오밍에서 열린 블록체인 콘퍼런스에서 한 연설 직후 이뤄졌다. 월러 이사는 이 자리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언급하며, “소매 결제와 국가 간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제정된 ‘GENIUS 법안’을 언급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법안”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폴 앳킨스(Paul Atkins) 위원장의 최근 입장과도 일치한다. 앳킨스 위원장은 8월 19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은 “미국 의회 구조에서 역사적인 전진”이라고 평가하며 제도권 진입의 초석이라 강조했다.
USD1 발행 효과로 WLFI의 금고 보유 자산도 사상 최고치로 증가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넌센에 따르면 현재 WLFI 금고 내 가치는 총 5억 4,800만 달러(약 7,615억 원)에 달한다. 이 중 USD1 보유량은 2억 1,200만 달러(약 2,947억 원)로 전체 자산의 39%를 차지하며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Aave 이더리움 기반 USDT(AETHUSDT)와 이더리움(ETH) 보유량이 각각 8,500만 달러(약 1,181억 원)로 동일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TH는 수량 기준 1만 9,650개 보유 중이다.
WLFI의 본격적인 USD1 확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암묵적으로 연결된 정치적 배경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제도권과의 접점을 넓히는 흐름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규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면서, WLFI와 유사 프로젝트들의 추가 성장 여지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