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495억 원 규모 XRP 이동…내부 유동성 조정 정황 포착

| 손정환 기자

35,000,000개의 XRP(약 495억 원)가 이동한 대규모 트랜잭션이 리플(Ripple)의 내부 유동성 재배치와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겉보기엔 단순한 지갑 간 이체처럼 보였지만, 기록을 추적한 결과 리플 네트워크와 밀접한 경로를 따라 자산이 이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거래는 XRP 원장 내에서 이뤄졌으며, 1억 774달러(약 1,500억 원) 상당의 XRP가 관련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거래는 XRP 월렛에 의해 식별된 주소 간에서 10만 달러 단위로 나뉘어 전송됐다. 전체 중 약 3,500만 개의 XRP는 한 차례 중간 목적지로 이동한 뒤, 최종적으로 온디맨드 유동성(On-Demand Liquidity, ODL) 네트워크와 연동된 지갑 주소로 옮겨졌다. 이는 개인 보유자의 이동보다는 리플의 전략적 자산 운영 일부로 볼 수 있으며, 트랜잭션 경로에 익명의 주소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리플의 내부 재정 이동 패턴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플은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자산을 재배치해온 전례가 있다. 이 과정은 통상 유동성 공급을 위한 준비, 기관 고객 대상 결제 지원, 신탁 관리 또는 자체 ODL 인프라 강화 등이 목적이다. 외부 시야에선 반복적인 대규모 이동이 명확한 목적 없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일관된 구조 속에 진행된다는 해석이다.

이번 트랜잭션은 XRP 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XRP는 최근 일주일 새 7.8% 가까이 하락하며 1개당 2.84달러(약 3,948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이달 초 기록한 3.4달러(약 4,726원) 대비 눈에 띄는 하락이다. 이번 거래에 사용된 XRP 규모는 일부 중형 거래소의 일일 거래량의 3분의 1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향후 가격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차트 상으로는 현재 XRP가 2.80달러(약 3,892원) 지지선을 시험하고 있는 국면이다. 만약 이 선을 지지할 수 있다면 다시 3.20달러(약 4,448원)~3.40달러(약 4,726원) 구간 회복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하락 시에는 2.40달러(약 3,336원)~2.50달러(약 3,475원) 수준까지 밀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 며칠에서 몇 주 사이, 리플이 추가적인 트랜잭션을 준비하고 있는지, 혹은 XRP 가격이 더욱 하락세를 탈 것인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리플의 자산 운용 방식이 암호화폐 유동성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