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약 9,813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BTC) 보유량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 막대한 비트코인을 단 한 푼의 구매 없이 확보했다는 점이 업계의 관심을 끈다. UAE의 비트코인 축적은 거래소나 장외거래를 통한 일반적인 매입 방식이 아닌, 채굴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전략 덕분이다.
블록체인 분석 기업 아크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UAE 왕실 산하 로열그룹이 소유한 시타델 마이닝(Citadel Mining)이 비트코인 6,300개 이상을 보유 중이며,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9억 8,130만 달러(약 9,813억 원)에 달한다. 해당 물량은 대부분 채굴 보상을 통해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타델 마이닝은 파운드리 디지털(Foundry Digital)을 비롯한 주요 채굴 풀을 통해 매일 평균 2BTC가량을 직접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중간 지갑 없이 곧바로 채굴지갑으로 전송된다는 점에서 일관된 채굴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UAE가 명목 지출 없이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트코인 보유국 반열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UAE의 이러한 움직임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수단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이 약 20만 BTC의 최대 보유국으로 알려진 가운데, UAE는 자국 인프라를 무기로 비트코인을 차근차근 적립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2024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가치가 부각되면서,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보유가 새로운 외환보유 전략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UAE의 경우,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만큼 고성능 채굴 장비 운용도 용이해 향후 보유량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례는 비트코인 도입이 단순한 민간 수용에서 벗어나, 국가 단위 전략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 체계에서 점점 더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UAE는 자국의 기술력과 자본을 통해 이 흐름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