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테크놀로지, 블록체인 기업 최초 IPO로 최대 7,311억 원 조달 추진

| 민태윤 기자

블록체인 기반 대출 업체 피겨 테크놀로지(Figure Technology)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5억 2,600만 달러(약 7,311억 원)를 조달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와 맞물려, 블록체인 기업들의 상장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로부터 확인된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피겨는 주당 18~20달러(약 2만 5,020원~2만 7,800원)에 총 2,15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490만 주는 기존 주주들의 보유 지분 매각 형태로 진행되며, 주당 최고가 기준 피겨의 가치는 약 43억 달러(약 5조 9,77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피겨는 지난달 비공개 방식으로 규제 당국에 상장 의향을 처음 전달했고, 8월 18일 정식으로 SEC에 IPO 서류를 제출했다. 이번 공시에는 IPO 가격이 확정될 예정일이 9월 10일로 명시돼 있으며, 상장지수는 나스닥이 유력하다.

피겨는 본래 미국 내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출발했지만, 이후 블록체인 인프라 사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냈다. 현재는 프로비넌스 블록체인(Provenance Blockchain)에 기반한 대출 및 증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억 9,100만 달러(약 2,655억 원)로 집계돼 사업 성장성이 입증됐다. 이는 2021년 10T 홀딩스(10T Holdings)가 주도한 시리즈 D 라운드에서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를 유치해 평가받은 32억 달러(약 4조 4,480억 원) 대비 시가총액이 빠르게 상승 중임을 의미한다.

한편 피겨 외에도 상장 채비를 마친 블록체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는 최근 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하며 최대 3억 1,700만 달러(약 4,411억 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또 다른 대형 거래소인 크라켄도 2026년 상장을 목표로 5억 달러(약 6,95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의 회복세와 맞물려, 블록체인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의 IPO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은 블록체인 기업의 신뢰도 및 자금 조달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라며 “투자자들의 눈길이 기업 구조와 수익성에 집중되는 만큼, 피겨 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