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토큰화 주식 상장 추진…SEC에 규정 변경 공식 요청

| 서지우 기자

세계 시가총액 2위 증권거래소인 나스닥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토큰화 주식(tokenized stock) 상장을 위한 규정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 전통 금융의 심장부인 나스닥이 블록체인 기반 증권 시장으로의 진입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주식 거래의 구조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나스닥은 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일부 규정을 수정해 토큰화된 증권이 기존 주식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 및 문서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토큰화 자산이 전통 증권과 “상당히 유사하거나 동일한 성격”을 가진다는 전제 하에, 거래 수행 방식에서 별도 차별이나 구분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스닥의 요청은 단순한 기술 변경 수준을 넘어, 증권 발행 및 결제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요청은 규정 개정이 아니라 기존 주식 시장의 핵심 규칙 재정의에 가까운 조치로 평가된다.

나스닥은 또한 토큰화된 증권이 시장 참여자, 특히 결제 및 청산을 책임지는 예탁신탁청(DTC) 등에게 명확히 식별 가능하도록 투명하게 라벨링(labeling)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자산이 전통 주식과 함께 동일한 방식으로 청산되려면 철저한 구분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요청이 승인될 경우, 토큰화 증권은 나스닥에서 일반 주식과 동일하게 주문 실행 우선순위(Priority of Execution)를 적용받게 된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이 주류 금융 시장에서 실질적인 자산군으로 동등 대우받는 시대가 한발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토큰화 자산은 기업의 주식을 블록체인 형태로 발행해 개인 간 거래나 자동화된 결제를 가능하게 하며, 투자자에게는 더 높은 유동성과 해외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주요 증권거래소들이 잇달아 이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나스닥의 이번 결정은 토큰화 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중요한 길잡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