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을 출시한 지 1년 만에 디파이(DeFi) 파생상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뛰어난 기술 설계와 자생적인 생태계 운영 전략을 통해 2025년 7월에만 무려 330억 달러(약 45조 8,700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로빈후드(Robinhood)를 일시적으로 앞질렀다.
하이퍼리퀴드는 디파이 기반 영구선물 거래소다. 일반적인 탈중앙화 거래소의 속도를 넘어서기 위해 체인을 ‘하이퍼코어(HyperCore)’와 ‘하이퍼EVM(HyperEVM)’이라는 두 구성요소로 분할하고, 중앙화 거래소 수준의 거래 속도를 구현했다. 하이퍼코어는 온체인 주문서, 마진, 청산, 결제를 총괄하며, 하이퍼EVM은 스마트 계약 처리를 담당해 거래 상태와 직접 상호작용한다. 이 모든 것은 자체 개발한 하이퍼BFT(HyperBFT) 컨센서스 기반의 지분증명(PoS) 합의 구조로 보호되며, 단일 순서를 유지하는 일관된 거래 처리가 가능하다.
2025년 2월 메인넷에 추가된 하이퍼EVM을 통해 하이퍼리퀴드는 단순 거래 기능을 넘어서 프로그래머블한 파생상품 거래 프로토콜로 탈바꿈했다. 현재 플랫폼은 평균 0.2초의 빠른 체결 속도와 초당 최대 2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어, 속도 면에서는 중앙화 거래소와도 경쟁 가능한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는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영구선물 거래량으로만 약 3,190억 달러(약 44조 3,100억 원)를 처리했다. 여기에 현물 거래까지 포함한 총 거래량은 3,308억 달러(약 45조 9,000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로빈후드의 주식 거래는 2,091억 달러(약 29조 900억 원), 암호화폐는 168억 달러(약 2조 3,400억 원), 자회사 비트스탬프(Bitstamp) 거래량은 119억 달러(약 1조 6,500억 원)로 총합은 약 2,378억 달러(약 33조 500억 원)였다. 결과적으로 하이퍼리퀴드가 로빈후드 전체 거래량을 능가한 셈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단발성 유입으로 인한 일시적 급등이 아닌, 높은 빈도의 거래 활동이 여러 달 이어지며 형성된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실제로 하이퍼리퀴드는 3개월 연속 로빈후드를 앞선 거래량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입증했다.
하이퍼리퀴드의 성공 배경에는 몇 가지 전략적 요소가 있다. 아낌없는 에어드랍을 통해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고, 팬텀월렛과의 통합으로 접근성을 강화했으며, 운영 자금을 외부 조달 없이 자체적으로 마련해 장기적 유지 가능성을 확보했다. 또한 HLP 볼트, 보조 기금 매입 프로그램을 통한 유저·마켓메이커·토큰 보유자의 이해관계 정렬은 거래와 토큰 가치를 선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성과를 달성한 하이퍼리퀴드의 핵심 개발 인원이 단 1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규모 팀이 복잡한 인프라를 마련하고 고성능을 유지하며 수십조 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사례는, 디파이 생태계 내에서도 드문 일이다. 하이퍼리퀴드는 기술적 완성도와 거버넌스 유연성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디파이에서 진정한 의미의 차세대 영구선물 거래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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