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월가 금융 시스템 재편 주도…‘필수 자산’으로 부상

| 김민준 기자

디지털 자산이 금융 시스템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기존의 결제와 정산 방식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정산, 토큰화 자산, 스테이블코인 등은 이제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대규모 상용화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이 흐름에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 기관과 스타트업들이 발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최된 ‘크립토 트레일블레이저(Wall St. On-Chain 2025)’ 행사에서는 17개 혁신 기업들이 선보인 디지털 자산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블록체인 인프라 개선부터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 AI 기반 인증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경제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행사에 참석한 존 퍼리어(John Furrier) 더큐브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금융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린크 네트워크(Lynq Network)는 거래 정산 과정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을 시연하며 기존의 느린 정산 시스템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파이어블록스(Fireblocks)는 은행 및 핀테크 간의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통합하는 네트워크를 출시해, 글로벌 송금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디지털 자산이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업홀드(Uphold)의 사례에서 확인된다. 비트코인을 쉽게 구매하고 저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암호화폐에 대한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이와 함께 아브라(Abra)는 사용자들이 자산을 보관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지털 금고’ 개념으로 새로운 은행 계좌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더리얼라이즈(Etherealize)는 모든 자산의 온체인 토큰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BNB 네트워크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인프라 자산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은 대규모 마이닝과 비트코인 장기 보유 전략을 결합해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들 변화가 기술적 진보에만 머무르지 않고 제도권 금융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제도적 신뢰도라는 중요 요소를 갖춰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면서 기관 중심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안정성과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동시에 의미한다.

시장은 과거의 암호화폐 열풍과는 다르게, 이제는 실질적인 쓰임새와 구조 개편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월가와 기술 기업이 협력해 금융의 인프라를 재정의하고 있는 지금, 디지털 자산은 미래의 자산 클래스로서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