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 3,308억 달러 거래로 로빈후드 제쳤다…디파이 혁신의 상징

| 서도윤 기자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자사의 레이어1 블록체인 출범 1년 만에 탈중앙화 파생상품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지난 7월, 하이퍼리퀴드는 약 3,308억 달러(약 459조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로빈후드($HOOD)를 넘어섰다. 불과 11명의 팀원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하이퍼리퀴드는 커스텀 레이어1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설계된 탈중앙화 영구계약 거래소다. 이 플랫폼의 독창적인 설계는 중앙화 거래소(CEX)처럼 빠른 거래 속도를 구현하면서도 보관과 실행은 온체인에서 처리해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특히, 체인을 두 부분으로 나눈 ‘분리체인(split-chain)’ 구조가 눈에 띄며, 하이퍼코어(HyperCore)와 하이퍼EVM(HyperEVM)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거래 실행 및 상태 유지에 최적화되어 있다.

하이퍼리퀴드 네트워크는 하이퍼BFT라는 지분증명(PoS) 기반 합의 알고리즘으로 보호되며, 이를 통해 일관된 거래 순서를 보장한다. 하이퍼EVM은 지난 2월 18일 메인넷에 출시돼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을 가능하게 하며, 플랫폼 확장성과 사용자 맞춤형 프로그래밍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퍼리퀴드는 0.2초의 미디언 거래 지연 시간, 최고 20만 TPS(초당 거래 처리량)를 기록하며 주요 CEX와 비견될 만큼 성능이 향상된 상황이다.

7월 거래량만 놓고 봐도 하이퍼리퀴드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디파이 집계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해당 기간 하이퍼리퀴드의 영구계약 거래량은 약 3,190억 달러(약 443조 원)에 달했다. 이는 디파이 전체 영구계약 거래량 4,870억 달러(약 676조 원) 중 절반 수준이며, 전월 대비 34% 급증한 수치다. 여기에 현물 거래량까지 합산한 전체 수치는 약 3,308억 달러(약 459조 원)로, 같은 기간 로빈후드의 총 거래 규모 약 2,378억 달러(약 330조 원)를 일시적으로 넘어섰다.

더욱이 최근 3개월 연속 로빈후드를 앞지른 하이퍼리퀴드의 거래 추세는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 궤도임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용자 확보를 위해 대규모 에어드롭과 팬텀 지갑(Phantom Wallet) 통합을 단행했으며, 생태계 자립을 위한 운영 기금도 자체적으로 확보한 점은 사용자 확보와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거래자와 마켓메이커, 토큰 보유자 간의 인센티브를 일치시키는 HLP 금고와 지원 펀드의 바이백 구조는 플랫폼 내의 선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퍼리퀴드의 이번 성과는 단순한 디파이 거래소의 약진을 넘어, 탈중앙화 모델이 기존 중앙화 시스템과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디파이 분야의 기술 혁신과 구조적 실험이 실질적인 거래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