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레저, ‘XLS-86 파이어월’ 보안 시스템 도입 추진…스캐밍 원천 차단 기대

| 서도윤 기자

리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 XRP 레저(XRPL)에 강력한 사기 방지 시스템이 도입될 예정이다. ‘XLS-86 파이어월’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암호화폐 사기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보안 기능으로, 사용자 자산 보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새로운 기능은 XRPL 개발 커뮤니티 일원인 'Vet'이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Vet은 SNS를 통해 해당 기능이 도입되면 "많은 사기꾼들에게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고 표현하며, XRP와 토큰, NFT 자산의 유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XLS-86 파이어월은 사용자가 자신의 XRP 계정에 시간 제한, 금액 한도를 설정할 수 있게 해주며, 심지어 특정 주소만 거래를 허용하는 화이트리스트 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 특히 멀티시그를 지원하는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 사용자들에게 이 기능은 매우 실용적일 수 있다. 예컨대 개인 키가 유출되더라도 즉시 계좌에서 자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치명적인 보안 레이어로 작용한다.

이번 파이어월 수정안은 2024년 11월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며, 현재 XRPL의 합의 시스템에 따라 네트워크 검증자들이 투표를 진행 중이다. XRPL의 구조상 새로운 기능이 네트워크 전체에 적용되기 위해선 2주 연속 80%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해야 한다. 이후 ‘rippled’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면서 기능도 함께 구현된다.

파이어월 기능이 공식 채택되면, XRP 레저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보안 체계를 갖춘 퍼블릭 블록체인 중 하나로 떠오를 수 있다. 그간 반복되어온 '피싱'이나 스캐밍 피해 사례를 고려했을 때,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 그 이상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이제 사용자는 ‘사고 이후’가 아닌 ‘사고 이전’에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주도권을 갖게 되는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기능이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디앱 개발자, 기업 사용자들에게도 큰 신뢰를 제공할 것이라며, XRP 생태계의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몇 주 안에 파이어월에 대한 네트워크 투표 결과가 결정될 예정인 만큼, XRP 커뮤니티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