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 첫 스테이블코인 USDH 발행자 선정 투표 돌입…수조 원 유동성 향방 주목

| 서도윤 기자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첫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H 발행자를 선정하기 위한 커뮤니티 투표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일요일 검증인 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 선택은 업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디파이(DeFi)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결정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퍼페추얼 선물 거래에 특화된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는 2024년 11월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을 론칭했다. 불과 11명의 팀으로 운영되지만, 지난 7월 한 달간 거래량은 3300억 달러(약 458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이제 USDH는 해당 생태계에서 첫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기능하며, 사용자들에게 안정적인 계정 단위와 담보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선택된 기업은 하이퍼리퀴드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수조 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다룰 수 있는 핵심 권한을 확보하게 된다. 이처럼 이해관계가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지난 목요일에는 에테나(ENA)가 경쟁에서 전격적으로 사퇴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에테나는 경쟁에서 물러나며 나티브 마켓(Native Markets)을 지지한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남은 후보는 팍소스(Paxos), 프랙스(Frax), 스카이(Sky), 아고라(Agora), 커브(Curve), 오픈에덴(OpenEden), 비트고(Bitgo) 등 총 7곳이다.

나티브 마켓은 이 경쟁에서 가장 먼저 제안을 낸 팀이다. 이들은 9월 5일 USDH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오직 하이퍼리퀴드-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기 위해 결성된 것이 특징이다. 나티브 마켓은 USDH를 HyperEVM 상에서 직접 민팅하고, 비축 자산 수익을 HYPE 토큰 환매와 생태계 확장에 50:50으로 배분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특히 이들이 제안한 비축 자산 관리 방식은 업계 관심을 끌었다. 해당 작업은 결제 인프라 기업 스트라이프의 토큰화 플랫폼 ‘브리지(Bridge)’를 활용해 진행될 예정인데, 이는 일부 검증인에게는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지만, 경쟁팀들은 스트라이프의 자체 블록체인 확대 가능성과의 이해 충돌 가능성을 지적하며 우려를 표했다.

하이퍼리퀴드의 첫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선정은 기술력, 투명성,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결정이다. 커뮤니티의 선택에 따라 한 암호화폐 생태계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흐름 전체가 변화할 수 있기에, 이번 주말의 투표 결과는 향후 디파이 시장의 흐름에도 중대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