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와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과 손잡고 토큰화된 레포(Repo)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번 세 기관의 협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관 투자자용 금융 인프라 구축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리플은 DBS 은행, 프랭클린템플턴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XRP 원장(XRP Ledger)과 자사 스테이블코인 리플USD(RLUSD)를 활용한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에 기반한 거래 및 대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스마트계약을 통한 담보 설정과 안정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유동성 제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협력의 첫 단계로 DBS 디지털 거래소(DDEx)는 프랭클린템플턴의 단기 달러 MMF를 기반으로 발행된 sgBENJI 토큰과 RLUSD를 상장한다. 이를 통해 DBS의 기관 및 적격투자자들은 24시간 언제든 sgBENJI와 RLUSD 간 교환 거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재조정하고, 변동성 장세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더 나아가 sgBENJI를 담보로 하는 레포 거래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sgBENJI를 담보로 설정해 DBS와 직접 또는 제삼자를 통한 레포(환매조건부 매매) 계약으로 신속한 자금 유동화가 가능해진다. DBS는 이 과정에서 담보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신탁 역할을 수행한다.
프랭클린템플턴도 XRP 원장에 sgBENJI 토큰을 직접 발행해 자사의 기존 블록체인 생태계와의 호환성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전통 금융기관들의 블록체인 도입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리플은 본 협업이 기관용 블록체인 시장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플의 글로벌 트레이딩·마켓 부문 책임자 나이젤 카쿠(Nigel Khakoo)는 “2025년은 전통 금융기관들의 온체인 채택이 가속화된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번 협업은 기관용 자산운용 시장에 RLUSD라는 안정적이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제시하며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리플이 스페인의 거대 은행 BBVA와 수탁(Custody)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지 약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리플은 BBVA 스위스와 터키 법인과 이미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이번 스페인 계약을 통해 유럽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한편, 리플이 발행한 RLUSD는 미국 달러에 일대일로 연동되는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으로, 향후 다양한 디지털 자산 투자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기관 자금의 블록체인 유입을 가속할 수 있는 ‘토큰화된 안전자산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될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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