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ETF 정식 출시·DBS 협업…리플, 美·아시아 잇는 확장 본격화

| 민태윤 기자

리플과 XRP 생태계가 환호할 만한 이슈들이 연달아 터졌다. 미국에서는 XRP를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가 성사됐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요 금융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거래 옵션이 강화됐다. 이번 전방위적 확장은 리플이 규제 리스크를 넘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음을 방증한다.

먼저, 이날 미국에서 REX-오스프리 XRP ETF(XRPR)가 공식 출시됐다. 이는 기존의 스폿 ETF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폭스비즈니스 기자 엘리너 테렛(Eleanor Terrett)에 따르면, 이 펀드는 일반적인 스폿 ETF와 달리 ‘실물 XRP’에 더해 현금, 미국 국채, 파생상품까지 포트폴리오에 담는다. 또한 미국 '투자회사법(Investment Company Act of 1940)'에 등록돼 기존 스폿 ETF보다 규제 측면에서 더 엄격한 감독을 받는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강화된 스폿 ETF’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기존 미국에서 허가된 대부분의 암호화폐 ETF는 1933년 증권법에 따라 상품형 신탁(Commodity Trust) 형태로 운용돼 왔다. 그러나 이번 XRPR은 다중 자산과 규제 우위를 앞세워 새로운 상품모델을 제시하는 셈이다. 업계는 이 같은 구조가 향후 XRP 외 다른 암호화폐 ETF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역시 XRP 관련 상품 강화를 예고했다. 피터 민츠버그(Peter Mintzberg)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사 ‘디지털 대형 종합 펀드(GDL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거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GDLC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SOL), 에이다(ADA) 등 다섯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포함한다. 투자자는 해당 코인들을 별도로 보유할 필요 없이, 간접적 방식으로 대형 디지털 자산에 노출된다. GDLC는 코인데스크의 ‘라지 캡 셀렉트 인덱스(CoinDesk Large Cap Select Index)’를 추종하며, 매일 현금 기반으로 1만 주 단위의 창출 및 상환이 가능하다.

한편, 리플은 글로벌 금융사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현지 금융 네트워크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협업으로 RLUSD 스테이블코인과 프랭클린템플턴의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인 sgBENJI 간 24시간 자동환전 기능이 생겼다. DBS 측에 따르면, 자격 있는 고객은 RLUSD를 sgBENJI로 바꾸거나 반대 방향의 거래도 가능하며, 이로써 시장 변동성이 클 때에도 안정적인 자산으로 실시간 리밸런싱이 가능하다.

DBS는 향후 sgBENJI를 담보로 활용해 유동성 공급 및 대출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 스테이블코인을 넘어 실물 연동 토큰으로서 RLUSD의 쓰임새를 실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운용 자산 규모는 약 2,224조 원(1.6조 달러)에 달하며, 아시아에서의 협업은 리플에 전략적으로 의미 있는 진출이다.

이번 일련의 행보는 XRP의 기관 자산화와 거래 생태계 확대, 그리고 실제 사용성을 입증하는 세 축이 맞물리면서, 리플의 시장 전략이 단순한 규제 대응에서 공격적 확장으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특히 ETF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한 만큼, 향후 XRP 기반 금융상품의 추가 확산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