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최근 제기된 ‘블록체인 상태 만료(state expiry)’ 제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확장성과 관련된 이 이슈는 이더리움의 장기 로드맵과도 깊이 맞물려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상태’란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반의 계정 잔액, 토큰 소유권, 스마트 계약 저장소 등을 포함하는 데이터의 총합을 의미한다. 이용자와 계약이 늘어남에 따라 이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왔다. 결과적으로 전체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저장 자원이 급증했고, 이는 네트워크 속도와 비용, 노드 운영 등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상태 만료'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오래되었지만 사용되지 않는 데이터가 전체 상태의 약 8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를 기간 후 자동 삭제하면 네트워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부테린은 이러한 강제적 데이터 만료 방식을 반대한다. 그는 “상태 만료를 하지 말고, 대신 부분 상태 노드를 활용하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 방식은 노드가 전체 상태가 아닌, 자신이 선택한 일부 데이터만 저장하도록 허용하는 구조다. 이는 합의 계층을 수정할 필요 없이 유연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전체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도 없다.
부테린은 이 제안이 단지 기술적 우위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더리움의 장기 목표가 단순하고, 안정적이며, 미래 기술에도 견딜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혀왔다. 특히 양자컴퓨터 시대를 대비한 속도 개선과 보안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부분 상태 저장’ 방식이 더욱 적합하다고 본다.
이러한 기술 로드맵은 경쟁 블록체인들이 속속 등장하는 현재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솔라나(SOL), BNB 체인과 같은 고속 레이어1 프로젝트들이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가운데, 이더리움은 자체 메인넷 스택 확장을 통해 실물자산(RWA) 토큰화 및 월가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려 하고 있다.
한편,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 톰 리(Tom Lee)는 이더리움의 설계 완성도와 무중단 운영 기록에 주목하며, 이더리움이 1만 달러(약 1,390만 원)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지금까지 100% 가동 시간을 기록해왔고, 이는 장기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한 매력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테린의 기술적 제안은 단순한 데이터 처리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이더리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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