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폐쇄 시스템, 디지털 미래 위협… 개방성과 검증 가능성 필요"

| 김민준 기자

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보건, 금융, 거버넌스 등 주요 분야의 디지털 인프라에 대해 개방성과 검증 가능성을 갖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집중화된 구조가 신뢰와 보안을 훼손할 수 있다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부테린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디지털 인프라가 일상에 깊이 스며들면서,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시스템은 오남용과 독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발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린 문명은 단순히 소비한 곳이 아니라, 직접 생산에 나선 곳이었다"며, “개방성과 검증 가능성은 세계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중앙화된 기업들이 만든 디지털 컴퓨팅 시스템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대안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테린이 구상하는 디지털 미래는 검증 가능한 장치들이 전 세계 시스템의 중심이 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그는 특히 보건 분야에서 폐쇄형 기술이 접근성 제한, 데이터 독점, 감시 위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폐쇄된 정보 체계는 공공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실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도 제조 및 커뮤니케이션이 폐쇄적으로 이뤄지면서 불신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부테린은 개방형 프로세스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의심을 줄이는 팝백스(PopVax)와 같은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테린의 발언은 탈중앙화 기술의 사회적 역할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블록체인 기술이 단순 금융 거래를 넘어 거버넌스, 의료 같은 공공 영역에서도 신뢰 기반 시스템의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제언은 시사점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