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 산업을 대표하는 무역협회인 UK 파이낸스(UK Finance)가 토큰화된 영국 파운드 예금(GBTD)을 위한 공동 시범사업을 공식 출범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상업은행이 발행하는 기존의 은행 예금을 디지털 형태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2026년 중반까지 시범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영국 내 핵심 금융기관들인 바클레이즈, HSBC, 로이드은행 그룹, 내트웨스트, 내이션와이드, 산탄데르 등 여섯 곳의 주요 은행이 참여한다. UK 파이낸스는 이 파일럿을 통해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영국 경제 전반에 미칠 잠재적 이점을 다각도로 평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결제 주도권 강화, 사기 방지, 그리고 결제 프로세스의 효율성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인프라 제공은 블록체인 상호운용성 전문 기업인 콴트 네트워크(Quant Network)가 맡는다. 런던에 본사를 둔 콴트는 앞서 2024년 UK 파이낸스가 출범한 규제 부채 네트워크(RLN) 1단계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RLN 프로젝트는 이번 GBTD 파일럿 참여 은행을 포함해 씨티그룹, 마스터카드, 스탠다드차타드, 버진 머니, 비자 등도 함께 참여한 바 있다.
GBTD 프로젝트의 주요 시험 분야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내 결제, 주택담보대출 재조정(remortgaging) 프로세스, 도매 채권 결제 시스템 등이다. 콴트의 창립자이자 CEO인 길버트 버디언(Gilbert Verdian)은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한 결제 혁신을 넘어, 프로그래머블 머니의 도입을 통해 가치 이동 및 관리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통 금융권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GBTD 파일럿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는 별도로 시장 중심에서 테스트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정부 및 금융당국이 향후 디지털 파운드 설계에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할 것인지에 대한 하나의 실험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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