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며 인류는 기존 거버넌스 모델의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이 AI 훈련 및 활용의 중심 권한을 독점해 정책을 만들어가는 기존 구조에 도전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이 요구된다.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공공의 이익, 그리고 디지털 자치를 핵심으로 하는 ‘네트워크 국가(Network State)’가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네트워크 국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국경 없는 디지털 공동체를 형성하고, AI의 개발 및 운용에 있어 기존의 중앙집중식 통제를 벗어난 분산적이고 참여적인 구조를 제시한다. 특히 생성형 AI의 편향성 문제는 부족한 데이터 다양성과 투명하지 않은 중앙 통제에서 비롯된다. 이는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xAI의 AI 모델 '그록(Grok)'은 편향된 답변을 내놓아 소셜미디어상에서 큰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네트워크 국가는 공동체 참여형 AI 훈련 환경을 조성해, 다양한 관점과 데이터를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데이터 결정, AI의 행동 기준 설계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AI 생태계를 창출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은 ‘임팩트 DAO(영향력 중심 자율조직)’가 맡는다.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소스 AI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데이터 수집의 포용성을 높이며 관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런 구조는 거버넌스를 차단이 아닌 돌봄의 구조로 변화시킨다.
AI 개발의 지나친 중앙집중도 문제다. 현재 전 세계 AI 개발의 60% 이상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집중돼 있는 현실은 지리적·정치적·경제적 불균형을 상징한다. 최근에는 xAI가 멤피스 지역의 가스 터빈 이용으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로 소송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는 AI 기업들이 지역 사회에 불균형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네트워크 국가는 국경에 얽매이지 않는 디지털 시민 공동체로 구성되며, 참여자들이 블록체인상에서 거버넌스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게 된다. 임팩트 DAO는 여기서 투표, 감시, 보상 시스템을 운영하며, AI를 제어 수단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한다. AI 활용 지역의 다양성을 확대할수록 기술의 사회적 기여도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 AI 시스템은 종종 알고리즘 블랙박스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며, 사람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이 내려지는지도 모른 채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네트워크 국가는 이에 대응해 모든 규칙과 결정 과정을 온체인에 기록하고,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게 한다. 참여자는 자신과 맞지 않을 경우 공동체를 떠날 수 있는 디지털 탈퇴권까지 보장받는다.
향후 AI 거버넌스는 단순한 기술 규제가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연계된 공공 이익의 발전 방향이어야 한다. 임팩트 DAO는 이러한 방향성을 구체화해, 커뮤니티 기반의 투명하고, 감사 가능한 AI 생태계를 설계한다. 제3자도 여기에 자발적으로 자금을 기부하거나 리소스를 공유할 수 있어, 공동자산의 회복력 있는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전통적인 국가 시스템은 빠르게 변화하는 AI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네트워크 국가는 처음부터 블록체인, 분산형 조정, 프로그래머블 거버넌스 등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춘 조직형태로 설계된다. 임팩트 DAO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AI 개발 시대를 열어갈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AI는 단순한 효율성 도구가 아니라 공공재로서 운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나 참여하는 개방형, 투명한 거버넌스 체계가 필수다. 지금이 바로 디지털 주권과 집단 돌봄을 추구하는 포용적 인프라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미래 AI의 방향은 소수의 자본이 아닌, 다수의 손으로 설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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