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주요 금융기관 10곳이 자본시장 토큰화를 위한 공공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동 개설했다. 독일 최대 투자은행 데카뱅크(DekaBank)가 주도한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SWIAT 인프라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RL1(Regulated Layer One)'이라는 새로운 합의 원장 형태로 운영된다.
SWIAT은 원래 데카뱅크가 출범시킨 EU 자본시장 특화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현재까지 6억 유로(약 8,340억 원) 이상 규모의 거래를 처리해왔다. 이번 확장은 라인란트-팔츠 주립은행(LBBW), 스탠다드차타드은행(Standard Chartered) 등 기존 주주에 더해 7개 대형 금융기관이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범유럽 블록체인 허브로 재편된다.
RL1 네트워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피에로 치폴로네(Piero Cipollone)가 제안한 디지털 자산 기반 단일 자본시장 구상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유사한 접근은 이미 영국의 RLN(Regulated Liability Network)과 싱가포르의 글로벌 레이어 원(Global Layer One)에서도 시도되고 있지만, RL1은 특히 자본시장 거래 처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이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의 도입은 유럽 금융시장 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토큰화 자산의 발행과 유통을 위한 안전하고 규제된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가 명확한 퍼블릭 레이어 원 블록체인을 구축함으로써 은행 간 결제, 디지털 채권, 토큰화 증권 처리 등 다양한 금융 활동을 하나의 조율된 시스템 내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공동 출범은 단순한 기술적 시도가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디지털 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통합되기 위한 핵심 인프라를 형성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로드맵에 따라 참여 은행들은 점진적으로 RL1을 활용한 실거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제 유럽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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