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실사용 본격화…글로벌 송금·여행·로열티 시장에 속속 진입

| 민태윤 기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마무리되며, 리플사의 XRP는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흥 시장에서의 송금 효율성, 여행 및 포인트 프로그램과의 통합,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 구축 등 실사용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활용 분야는 국제 송금이다. 기존 스위프트(SWIFT) 시스템이 며칠의 지연 시간과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반면, XRP는 거의 즉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브리지 통화 역할을 수행하며 비용과 시간을 줄여준다. 일본의 SBI 리밋은 XRP를 활용해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동남아에서 활약 중인 송금 업체 트랭글로도 XRP를 통해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로의 이전 경로를 개척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심의 핀테크 기업 Pyypl은 은행 계좌가 없는 이들을 위해 XRP 기반 송금 경로를 아프리카와 아시아 간에 구축했다. 브라질의 Banco Rendimento도 리플과의 협업으로 이를 활용한 글로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는 단순한 기술적 효율을 넘어서 이주 노동자와 신흥 시장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으며, 일상 속 실사용을 앞당기는 주요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XRP는 포인트 및 여행 산업과의 통합을 통해 소비자 접점에서도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의 웨버스·위투어는 약 4,170억 원(약 3억 달러) 규모의 XRP를 운용하는 재단을 설립해, 여행 바우처와 포인트 결제 시스템에 XRP를 적용하고 있다. 6천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인 이 플랫폼은 공항 픽업, 프리미엄 차량 호출, 맞춤 여행 기획 등 다양한 고급 서비스에 XRP 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일상 생활과 연계된 디지털 자산 사용 사례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일본의 SBI VC 트레이드는 고객이 자체적으로 XRP를 적립할 수 있는 로열티 캠페인을 운영 중이다. 이는 XRP를 단순 거래 수단에서 벗어나, 충성도 프로그램의 보상 수단으로 정착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편, 금융기관의 신뢰 확보도 XRP 생태계 확대에 있어 중요한 관건이다. 일본의 SBI 홀딩스나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은 XRP 보유와 정산 활용 사례를 공개하면서, 이 자산에 대한 제도권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리플사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기관 대상 정산 시스템은 여러 국가에서 실제 금융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어, 그 신뢰도는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무엇보다 XRP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현재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SEC와의 소송이 일단락되었고, 여러 국가에서 XRP를 둘러싼 규제 명확성이 확보되며 글로벌 도입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법적 안정성과 확장된 네트워크는 XRP가 본격적으로 실사용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XRP가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실질적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