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8,888.889 BTC 매입…비트코인 자산 비중 11% 돌파

| 손정환 기자

분기 마감일인 9월 30일,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가 비트코인(BTC) 8,888.889개를 추가 매입하며 대규모 포트폴리오 조정을 단행했다. 총 매수 금액은 약 14억 원(약 1조 3,900억 원)으로, 이는 2025년 들어 가장 큰 단일 매입 중 하나로 기록된다. 거래는 비트파이넥스 핫월렛에서 테더의 준비금 주소로 직접 전송됐으며, 이 같은 대규모 비트코인 투자는 테더의 지속적인 자산 분산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해당 거래는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온체인 렌즈(Onchain Lens)를 통해 포착됐으며, 테더는 이번에도 의도적으로 상징적인 수치인 8,888.889 BTC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도 테더는 이러한 ‘상징적 숫자’를 자산 배분에 활용해 왔다. 이번 매입 단가는 비트코인당 약 113,000달러(약 1억 5,707만 원)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매입이 단순 투자보다는 3분기 재무 마감을 앞두고 자산구성 비율을 최적화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테더는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입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은 테더의 장기적 신뢰 확보 전략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테더는 지난 2년간 700만~1,400만 달러(약 974억~1,946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정기적으로 매입해 왔다.

2025년 6월 기준 테더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비트코인 보유 규모는 약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 수준이었다. 이번 추가 매입으로 인해 비트코인의 자산 비중은 11%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이는 금을 앞지르고 자산군 중 상위권에 안착했다. 테더는 자산 구성에서 점점 더 비트코인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이는 대체 금융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번 투자 행보는 미 금융 당국 및 시장의 주목을 끌 수밖에 없는 규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채굴과 블록체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 발행사가 정부보다 먼저 시장에 신호를 보내는 셈이다. 테더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