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미 시장 문을 연 상태지만, 투자 자금 흐름은 여전히 순환적인 패턴을 보인다. 현물 ETF가 제도권 자산관리 채널로의 접근성을 한층 높인 것은 분명하나, 시장이 지속적 상승세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 2024년 7월 23일, 미국에서 이더리움 ETF가 처음 거래를 시작했다. 첫날 약 1억 700만 달러(약 1,487억 원)의 순유입과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출발했지만, 이후 흐름은 탈중앙화된 자산의 특성상 변동성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중순까지 ETH ETF는 자금 순유입과 순유출을 반복했다. 그러다 8월 말부터 9월 중순 사이에 걸쳐 다수의 기관 투자자 유입이 이뤄지며, 이더리움 기반 상품의 자산운용규모(AUM)는 다시 확대됐다.
이와 동시에 솔라나(SOL) 관련 시장 인프라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2025년 3월 17일, 솔라나 선물 상품을 정식 론칭했고, 오는 10월 13일에는 옵션 상품 출시에 대한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솔라나가 제도권 금융의 도입 문턱을 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미 유럽의 21셰어스, 캐나다의 3iQ 등에서는 규제된 투자 수단 형태로 SOL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5년 9월, 거래소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 외의 기타 상품을 보다 빠르게 ETF로 상장할 수 있도록 '일반 상장 기준(generic listing standards)'을 도입했다. 이로써 이더리움 이후에도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현물 ETF 상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솔라나가 ETH를 진정으로 추월하기 위해선 단순히 제도권 진입 외에도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지속적인 신규 설정(creation), 효율적인 헤징 수요, 실질적인 온체인 활용 사례, 그리고 개발자 생태계의 계속된 활성화 등 복합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범용성 확대의 첫 관문을 넘은 이더리움과 제도권 인프라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솔라나. 앞으로 이들의 경쟁은 순환적 자금 유입의 리듬을 넘어 기술력과 실사용성 기반의 시장 주도권 쟁탈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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