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루빈, '이더리움(ETH) 디지털 금고가 비트코인보다 우월' 주장…2025년 대전환 예고

| 민태윤 기자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 전략에서 영감을 받은 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조셉 루빈(Joseph Lubin)이 새로운 이더리움 기반 디지털 자산 금고(DAT) 모델이 비트코인(BTC) 금고보다 더 나은 투자 및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빈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에서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못지않은 견고함을 지닌 것은 물론이며, 트랜잭션 수수료 결제와 데이터 저장 기능으로 인해 생기는 유기적 수요가 존재하는 이더리움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루빈은 최근 나스닥 상장 i게임 플랫폼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의 회장직에 취임한 후 공격적인 ETH DAT 전략을 이끌고 있다. 샤프링크는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약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매입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 전략은 비트코인을 기업 금고 자산으로 활용하는 세일러의 접근법과 유사하지만, 루빈은 이더리움이 생산성과 수익 창출력을 겸비한 더 나은 금고 자산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작년 말 세일러와의 식사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며 DAT 전략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처음 그 자신조차도 ETH DAT가 자산 전략으로 적합하다는 걸 그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얘기했더니, 즉시 ‘이더리움이 더 나은 자산’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루빈은 2025년을 이더리움 생태계의 ‘광대역 시대’로 보고 있다. 이는 수직과 수평 확장이 동시에 이뤄지고, 값싸고 풍부한 블록 공간이 활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지난 18개월간 너무 급격히 확장한 나머지, 애플리케이션과 트랜잭션 수요에 비해 블록 공간만 남는 ‘공허’ 상태를 맞이했다”고 되짚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루빈은 ETH DAT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핵심 전략은 생태계 기반 토큰인 ETH를 대량 획득하고, 이를 스테이킹하거나 생태계 기업들에 투자하며 순환성을 창출하는 구조다. “이더리움 생태계에 불을 지펴보자고 시작한 일인데, 기대 이상으로 잘 풀리고 있다”며 “우리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구성된 몇몇 기업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ETH DAT 분야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루빈이 이끄는 샤프링크 외에도 유명 애널리스트 톰 리(Tom Lee)의 비트마인(BitMine)이 큰손으로 존재한다. 비트마인은 10월 8일 기준 265만 ETH를 보유 중이며, 이는 약 110억 달러(약 15조 2,900억 원) 규모로 샤프링크의 83만 9,636 ETH(약 36억 9,000만 달러, 약 5조 1,300억 원)보다 현저히 크다.

루빈은 “초기에는 ETH를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비트마인이 전체 유통량의 5%를 매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시각이 바뀌었다”며 “너무 많은 ETH를 매입하면 생태계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의 장기 목표는 주식 1주당 ETH 보유량을 늘리는 동시에 ETH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어 샤프링크는 보유 ETH를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이더리움 기반 회사에 투자하거나, 다른 프로토콜 스테이킹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루빈은 샤프링크를 ‘차세대 글로벌 분산경제의 버크셔 해서웨이’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드러냈다. 그는 DAT가 2025년 핵심 내러티브가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도, 기업들이 차입을 통해 무리하게 프로토콜 토큰을 매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인식하고 있다. 루빈은 “DAT 전략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가장 큰 위험은 이 모델을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TH DAT의 대규모 매입이 이더리움 수급 불균형을 유도해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들 것이며, 전통 금융사와 기업들이 이 생태계로 진입하는 ‘진짜 결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했다. “이제 모두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에 진지하게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앞서 달리지는 않을 것이다”는 말로 신중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