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코어 v30.0 논란…커뮤니티, OP_RETURN 확대에 '사토시 설계 vs 철학적 위배' 격돌

| 서도윤 기자

비트코인(BTC) 주요 개발 버전인 '비트코인 코어 v30.0' 공개 이후, 커뮤니티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데이터 처리 한도를 대폭 늘린 핵심 기능 'OP_RETURN'이 있으며, 이 기능이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원초적 기능이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며 논의는 한층 가열되고 있다.

비트코인 코어 v30.0은 최근 테스트용 발표와 함께 주요 변경사항을 담았다. 가장 큰 변화는 거래 내 삽입할 수 있는 데이터 크기를 기존 80바이트에서 최대 100,000바이트로 확대한 부분이다. 이는 'datacarriersize'라는 항목의 기본값을 높인 결과로, 테스트 문서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83바이트를 초과하는 OP_RETURN 데이터를 포함한 트랜잭션을 만드는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저장 용량을 개방한 데 대해 커뮤니티 내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비트코인 초기 설계자인 닉 재보(Nick Szabo)는 “이번 버전은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하지 않는다”라며, 대안으로 '비트코인 노츠(Bitcoin Knots)' 버전을 사용할 것을 제시했다. 그의 비판에 동조하며, 여러 비트코인 유저들도 이번 업데이트가 체계 안정성과 철학적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 가운데, 비트코인 개발사 블록스트림(Blockstream)의 CEO이자 암호화폐 1세대 인물 중 하나인 아담 백(Adam Back)은 중요한 발언을 남겼다. 그는 “OP_RETURN은 출시 15년 전부터 존재해 온, 사토시의 설계 기능”이라고 강조하며, 이 기능이 결코 후대에 추가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로 OP_RETURN은 거래 데이터에 의미 있는 정보를 삽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능으로,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주 활용돼 왔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OP_RETURN 외에도 TRUC 트랜잭션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지만, 상당수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바이너리 수준의 데이터 구조 변경이 비트코인의 ‘검증 가능성’과 ‘최소한의 사용성’ 원칙을 해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는 중이다.

기능적 진보와 철학적 보수주의 사이에서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다시금 뜨거운 논쟁의 복판에 서게 됐다. 비트코인 코어 팀이 이번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업데이트를 언제 정식 적용할지를 두고 향후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