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예측에 '스파이 의혹'…암호화폐 플랫폼 신뢰성 논란

| 서지우 기자

노르웨이 정부가 오는 202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발표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관련 예측 베팅에 대한 스파이 활동 가능성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암시장에서 이 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낸 정황이 확인되면서,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의 신뢰성에 중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주관하는 평화상 수상자 선정 작업을 지원하는 '노르웨이 노벨연구소'는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마차도에 대한 베팅이 수상 발표 직전 급증한 점을 수상히 여겨 공식 조사에 나섰다. 당시 특정 인물이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베팅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노벨연구소의 크리스티안 베리 하르프비켄(Kristian Berg Harpviken) 소장은 “누군가가 정보를 훔쳐 이를 통해 큰돈을 벌었는지 조사 중”이라며, 이번 사건을 단순 투기성 거래가 아닌 보안 위반 차원에서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폴리마켓 데이터를 살펴보면, ‘dirtycup’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한 이용자는 약 7만 달러(약 9,730만 원)를 마차도 수상에 걸어 3만 달러(약 4,17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dirtycup을 포함한 세 개 계정이 베팅으로 얻은 총 이익이 9만 달러(약 1억 2,510만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철저한 보안을 통해 사전 유출 없이 발표돼 왔으며, 이 정보에 접근 가능한 인물은 극히 제한돼 있다. 따라서 예측 플랫폼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베팅이 발표 직전 급증한 것은 외부 유출 또는 내부 알려지지 않은 조작 가능성까지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건은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이 정보 보안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제도들과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된다. 관계 당국의 조사 결과가 향후 암호화폐 기반 베팅 플랫폼 운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