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바이낸스(Binance)와 이용자들이 말타 소재 자선단체에 암 말기 환자를 돕기 위해 기부한 암호화폐 20만 달러(약 2억 7,800만 원) 상당의 기부금이 최근 시세 기준 약 3,700만 달러(약 514억 3,000만 원)로 불어났지만, 여전히 손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베이스(Coinbase) 제품 운영 책임자인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은 3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바이낸스 자선 재단이 2018년 말타의 한 단체에 기부했던 암호화폐가 현재 엄청난 가치로 증가했지만, 아직 지갑에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기부는 바이낸스 자선 기부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로건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지갑은 기부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산을 이전하거나 상호작용한 적이 없는 ‘비활성 상태’다. 일부에서는 해당 지갑의 접근 권한이 상실됐거나, 기부받은 단체가 암호화폐 관리 경험이 부족해 자금을 회수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혹은 규제 이슈가 트랜잭션 지연의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암호화폐 시세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 상승분만 놓고 ‘기회를 놓쳤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암 말기 환자를 위한 기부라는 점에서 기부금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 기부의 실효성과 투명성을 재조명하게 만들며, 기부 처리 시스템과 수신 기관의 기술 역량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코인 업계의 자선 활동이 효과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선 단순 기부금 전달에 그치지 않고 자금 운용에 대한 사후 관리와 기반 시스템 구축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