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소스, 페이팔 스테이블코인(PYUSD) 300조 개 오발행…

| 서도윤 기자

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팍소스(Paxos)가 페이팔 스테이블코인(PYUSD) 300조 개를 실수로 발행했다가 30분 만에 전량 소각해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블록체인상에서 해당 트랜잭션을 포착한 이용자들은 '300조 발행'이라는 숫자 앞에 말을 잇지 못했다. 팍소스는 결국 “내부 시스템 문제”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사건은 12일 저녁 7시 12분(세계표준시 기준), 이더리움(Ethereum) 블록체인에서 팍소스가 PYUSD 300조 개를 발행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22분 뒤 해당 전량을 소각 주소로 전송하면서 코인을 모두 폐기했다. 당시 발행된 규모는 달러 교환 비율 기준, 무려 300조 달러(약 417경 원) 상당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수치다. 팍소스 측은 곧바로 “내부 전송 과정에서 초과된 양이 실수로 발행됐다”며 오류를 인정했으며, “보안 침해는 없었고 고객 자산은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로 Aave는 PYUSD 거래를 일시 동결했고, 사용자들은 커뮤니티에서 혼란을 호소했다. Chaos Labs의 오머 골드버그(Omer Goldberg) 대표는 “과도한 규모의 의외의 트랜잭션 때문”이라며 Aave 측 대응을 설명했다. 당시 페이팔 페깅 스테이블코인 PYUSD는 전체 시가총액 기준 약 23억 달러(약 3조 1,970억 원)로, 테더(USDT), USD코인(USDC), 에테나 유에스디(USDe), 다이(DAI), 월드리버티파이낸셜USD(USD1)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팍소스는 문제의 원인을 “내부 기술적 오류”로 한정하며 사건 수습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엔 위험 신호가 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인 신뢰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압박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