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 1억 달러에 '스몰 익스체인지' 인수…미국 파생상품 시장 본격 진출

| 민태윤 기자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자국 내 파생상품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7월 미 선물 거래 플랫폼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CFTC(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인가를 받은 ‘스몰 익스체인지(Small Exchange)’ 인수를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1억 달러(약 1,390억 원)에 달한다.

크라켄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내에서 CFTC가 규제하는 지정계약시장(DCM)에서 파생상품 거래소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같은 디지털 자산 기반 파생상품을 정식으로 상장·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르준 세티(Arjun Sethi) 크라켄 공동 CEO는 “이번 인수로 크라켄은 중앙 청산과 리스크 관리, 주문 체결 기능을 동일한 환경에서 통합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 최상위 거래소들과 같은 기준을 갖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스몰 익스체인지가 보유한 DCM 라이선스를 활용해 현물, 선물, 마진 거래 상품을 하나의 규제 시스템 안에서 연결하고, 단편적인 유동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크라켄이 추진하는 글로벌 파생상품 인프라 확장의 일환이기도 하다. 회사 측은 향후 영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까지 통합한 글로벌 클리어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통해 국경을 넘는 자산 이동, 리스크 노출 정산, 자본 효율 개선 등의 효과를 목표로 한다는 설명이다.

크라켄의 적극적인 행보는 미국 파생상품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지난 3월 발표된 닌자트레이더 인수(거래규모 약 15억 달러, 약 2조 850억 원)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상장된 암호화폐 선물 상품을 크라켄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사용자들은 현물과 파생상품이 결합된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종합 거래 경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스몰 익스체인지 인수와 더불어 크라켄은 미국에서 본격적인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플랫폼 경쟁에 불을 지피게 됐다. CFTC의 공식 규제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유동성 확보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