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관리를 겨냥한 머니마켓펀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총 운용자산이 약 1경 8,765조 원(13.5조 달러)에 달하는 블랙록은 신설된 ‘셀렉트 트레저리 베이스드 유동성 펀드(Select Treasury Based Liquidity Fund, 약칭 BSTBL)’를 통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의 준비금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블랙록의 기존 상품이었던 ‘리퀴드 페더럴 트러스트 펀드(Liquid Federal Trust Fund)’를 개편한 형태다. 이전에는 전 자산을 현금 및 미국 재무부 발행 단기채권에 투자했지만, 새 구조에서는 단기 미 재무부 증권과 익일 환매조건부채권(RP)에 100% 투자해 극도로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고객 자금을 보다 안전한 환경에 예치할 수 있도록 맞춘 설계다.
블랙록 현금운용 사업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존 스틸(Jon Steel)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신뢰할 수 있는 준비금 운용 파트너가 되고자 했으며, 지금도 이미 그에 부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편된 펀드는 해당 기업들이 미 규제 환경을 준수하면서 안정적으로 자산을 보관하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리뉴얼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서명한 스테이블코인 규제 입법 ‘GENIUS법(가상화폐 발행 통합 규제법안)’과도 흐름을 같이한다. 이 법안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첫 공식 틀을 제시하며, 준비금 투명성과 보안 요건을 강조하고 있다. 블랙록은 해당 펀드가 법적 요건에는 물론, 시장 참여자들의 니즈에도 부합하도록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펀드는 기관투자자 중심 상품으로 변경됐으며, 거래 마감 시간도 기존보다 늦은 동부시간 기준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됐다. 또한, 펀드의 요약 공시에는 0.21%의 운용수수료와 0.10%의 주주 서비스 수수료가 명시돼 있으며, 2026년 6월 30일까지 적용되는 수수료 인하 혜택도 포함됐다. 전체 비용은 수수료 감면 후 연간 0.27% 수준이다.
점점 더 많은 전통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이나 디지털 자산 영역으로 진입하며, 블랙록은 이번 상품을 토대로 해당 시장의 중심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토큰화나 온체인 자산 관리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사들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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