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인프라 기업 바빌론랩스(Babylon Labs)의 공동 창업자이자 스탠퍼드대 교수인 데이비드 체(David Tse)가 이더리움(ETH) 블록체인에서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신뢰 없이 담보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했다. 체 교수는 1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를 증명하는 개념증명(POC)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은 바빌론랩스가 이달 초 공개한 백서에 기반한다. 해당 백서에서는 ‘신뢰 없는 비트코인 금고(trustless Bitcoin vault)’라는 구조를 소개하고 있다. 핵심은 비트코인 네트워크 상에서 스마트계약 검증 메커니즘인 ‘BitVM3’를 활용해 사용자 단위로 BTC를 잠그는 것이다. 외부 스마트계약 상태에 대한 암호학적 증명이 있어야만 출금이나 청산 등 BTC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앙화 보관기관이나 브리지 없이도 자산 이동의 보안성과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더리움 측에서는 BTC 금고와의 상태 연동을 위해 비트코인 라이트 클라이언트를 활용한 스마트계약이 구동된다. 이 과정에서 담보 상태가 실시간으로 검증되며, 네이티브 비트코인을 직접 담보로 사용한 차입이 가능해진다.
이 시스템을 토큰화한 실험용 버전은 현재 온체인 대출 프로토콜인 ‘Morpho’에서 테스트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시험 단계로, 전체 시장 유동성은 14달러(약 2만 원)에 불과하다. 체 교수는 이와 관련해 “VaultBTC는 Morpho와 금고를 연결해주는 중간 역할의 비대체성 자산(NFT형 구조)”이라며 “예치자와 청산자가 비트코인을 신뢰 없이 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을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 시스템과 보다 깊이 있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실험은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탈중앙화와 신뢰 제거라는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향후 디파이 생태계 확장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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