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겟 “10월 암호화폐 시장, 비트코인 강세 속 알트코인 정체…내러티브 공백기 진입”

| 손정환 기자

10월 암호화폐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메이저 코인의 강세와 알트코인의 구조적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구조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Bitget)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Ryan Lee)는 “ETF 유입과 규제 완화 기대감에 메이저 자산으로 유동성이 집중되는 반면, 알트코인은 여전히 상승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내 유동성 불균형을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10월 초 일주일 동안 약 27억 달러가 유입됐으며, 글로벌 암호화폐 ETF 시장 전체로는 59억 달러 이상이 몰렸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인 12만5천 달러를 기록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알트코인은 10일 대규모 매도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디다. 당시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알트코인의 오픈이자(Open Interest)는 높아졌지만 유동성 부족과 청산 위험이 병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지배력도 비트코인 중심으로 고착화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54%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중소형 알트코인으로의 자금 회전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라이언 리는 “단순한 테마 순환이 아닌 구조적 교착 상태”라며 “알트코인 시장은 여전히 지난 매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체 국면 속에서도 일부 프로젝트는 독자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솔라나(Solana)는 최근 총예치자산(TVL)이 60% 이상 증가했으며, 카르다노(Cardano) 역시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강화와 개발자 커뮤니티 확장을 통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폴리곤(Polygon)과 아발란체(Avalanche)는 전통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실물자산 토큰화(RWA) 플랫폼 확대를 추진 중이다.

시장 내에서는 현재를 ‘내러티브 공백기’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AI, 메타버스, 밈코인 등 과거 테마가 반복 노출되면서 피로감을 유발했고, 새로운 투자 서사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ZK 롤업, 인텐션 기반 지갑, 모듈형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 기반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으며, 라이언 리는 “기술적 진보를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 전환이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이더리움, 체인링크, 폴리곤 등은 토큰화 채권과 부동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실물경제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술 기반 알트코인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는 레버리지 청산 이후 유동성 안정과 투자 서사 재편이 이뤄질 경우, 시장이 점진적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비트코인 중심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술 기반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ETF 승인, 규제 변화 등 주요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6년까지의 중장기 흐름은 보다 분산된 자금 흐름과 신규 내러티브의 등장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