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증권(증권형 토큰) 플랫폼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전통 금융 대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오던 시큐리타이즈는, 텍사스 사모펀드 운용사 칸토 피츠제럴드 산하 칸토 이쿼티 파트너스 II와 합병을 통해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셈이다. 거래 전 기준 기업가치는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로 평가됐다.
시큐리타이즈는 블랙록(BUIDL), 아폴로, 해밀턴레인, KKR 등의 머니마켓펀드와 사모펀드를 증권형 토큰화한 사업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블랙록(BLACKROCK)의 BUIDL 머니마켓펀드는 해당 플랫폼에서 발행된 대표적인 상품으로, 2025년 2월까지 약 4억 달러(약 5,560억 원)였던 운용 자산(AUM)이 현재는 29억 달러(약 4조 331억 원)까지 급증했다. 시큐리타이즈의 전체 AUM은 10월 초 기준 약 46억 달러(약 6조 3,940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글로벌 전통 금융사들의 전략적 투자도 한몫했다. 블랙록,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크 인베스트 외에도 산탄데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노무라 등의 계열사들이 2019년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디파이(DeFi) 분야 스타트업인 에테나(Ethena)와의 제휴 등을 통해 블록체인 업계와의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다만 공식 발표에서는 디파이 관련 내용이 상대적으로 축소 소개된 점도 눈에 띈다.
2024년 실적은 1,900만 달러(약 264억 원), 2025년 2분기에만 1,800만 달러(약 250억 원)를 달성하며 빠른 속도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큐리타이즈는 2025년 연매출 6,900만 달러(약 959억 원), 2026년에는 1억 1,000만 달러(약 1,529억 원)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는 본격적인 흑자 전환도 예고했다. 올해는 1,700만 달러(약 236억 원), 2026년에는 3,200만 달러(약 445억 원)의 순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이번 SPAC 합병은 RWA(현실자산) 토큰화 산업의 본격적인 상업화를 알리는 상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전통 자산운용사들이 시큐리타이즈를 플랫폼 파트너로 택하며 디지털 자산에 한걸음 더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통 금융과 웹3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도기적 흐름 속에서, 시큐리타이즈의 상장 성패는 RWA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