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의 총 공급량이 1,000억 개로 고정된 데에는 세 가지 명확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XRP 발행량의 배경을 명확히 밝혔다.
슈워츠는 XRP가 만들어질 당시, 네트워크의 탄생 목적과 기술적 구조를 고려해 공급량이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이유는 ‘세분성(divisibility)’이다. XRP는 미세 단위 결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을 목표로 설계됐으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분할성을 담보해야 했다. 슈워츠는 “XRP는 NFT나 디파이 이전부터 ‘소액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든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시스템 호환성이다. XRP의 공급량은 64비트 정수 내에 포함되도록 정해졌다. 이는 기술적으로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기존 회계 시스템과 컴퓨터 환경에서 자산 처리를 간편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데이터 정확성과 처리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세 번째는 ‘기억하기 쉬운 수치’라는 사용자 친화적인 기준이다. 익숙하고 간단한 숫자는 대중의 인식과 채택 속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슈워츠는 “사람들이 숫자를 쉽게 기억하지 못하면 기술 채택이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XRP는 초기 발행 당시 정해진 1,000억 개 중 약 600억 개가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이며, 350억 개 가량은 에스크로 계정에 예치돼 있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유통 중인 XRP는 약 1,550억 달러(약 207조 원)의 가치를 가진다. 이 같은 데이터는 XRP가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브릿지 자산(bridge asset)’으로서의 체계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음을 보여준다.
코멘트: 비트코인이 희소성을 가치는 디지털금으로 포지셔닝된 데 반해, XRP는 빠르고 효율적인 글로벌 송금 연결망을 위한 구조적인 설계가 깔려 있다. 공급량 역시 그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단순한 ‘많고 적음’의 관점이 아닌 기능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