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국채를 담보로 한 ‘국가형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디지털 루피아 기반의 토큰화된 국채 증권을 통해 블록체인을 자국 통화 시스템에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디지털 금융·경제 페스티벌 및 핀테크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와르지요 총재는 “국채(SBN)를 기반으로 한 중앙은행 디지털 증권 형태의 디지털 루피아를 발행할 것”이라며 “이는 인도네시아 국가형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디지털 루피아’라는 이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디지털화폐 발행을 넘어, 정부가 발행한 국채를 담보로 한 디지털 증권을 통해 실물경제와 직결된 스테이블코인을 구현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현행 금융 시스템 내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제도화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CN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이번 디지털 증권 발행은 중앙은행이 추진 중인 ‘디지털 금융 전략’의 핵심 축으로,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자국의 화폐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아직 스테이블코인이 법정통화로 인정받지는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디노 밀라노 시레가르 OJK 디지털자산 부서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결제와 송금 수단, 헷지(헤지)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며 “특히 신뢰할 만한 담보 자산이 있는 스테이블코인은 극단적인 변동성을 피하는 데 유리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자에게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준수와 주기적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암호화폐 수용 국가 중 하나다. 블록체인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2025 국가별 암호화폐 채택지수(Global Crypto Adoption Index)’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7위를 기록했다. 탈중앙화 금융(DeFi) 부문에서는 4위에 올랐으며, 거래소를 통한 사용 액수에서 7위, 일반 투자자 활동 수준은 9위에 달했다.
이번 중앙은행의 디지털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을 자국 금융 시스템에 규율 하에 통합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단순한 투자자 보호뿐 아니라, 국채 담보를 통해 신뢰 가능성을 높이고 디지털 결제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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