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최대 은행인 노르디아(Nordea)가 암호화폐에 대한 보수적 태도를 바꾸고, 비트코인(BTC) 연동 상장지수상품(ETP) 투자 기회를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규제 명확성과 시장 확대가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르디아는 디지털 자산 투자사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개발한 비트코인 ETP를 오는 12월부터 고객이 외부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비트코인을 실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노르디아는 이 상품을 ‘단순 주문 집행(execution-only)’ 방식으로만 제공한다. 즉, 고객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지만, 은행은 관련 투자 조언을 제공하지 않는다.
노르디아는 자산운용 규모가 2,860억 달러(약 384조 원)에 이르며, 고객 수는 약 1,000만 명에 달하는 유럽 내 주요 금융기관이다.
이번 행보는 과거와 상반되는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노르디아는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미비를 이유로 직원들의 비트코인 보유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실적 보고서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직접 노출이나 리스크 감수 의향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유럽과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가 정비되고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면서, 전통 금융기관들도 점차 태도를 바꾸고 있다. 노르디아의 이번 결정도 시장 변화에 발맞춘 대응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상품이 기존 금융 인프라에 통합되고 있다는 점에서, 노르디아의 사례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투자 환경에 따라 더 많은 은행이 유사한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향후 시장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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