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행한 美 재무장관, APEC서 '싱가포르式 스테이블코인 규제' 극찬

| 서지우 기자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싱가포르의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자산 채택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가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혁신과 제도적 도입 양면에서 세계적인 모범이 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해당 회의는 에너지 안보, 기술 혁신, 글로벌 성장 등의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21개 경제체 지도자들이 모인 자리였다.

그는 별도로 열린 경제 리더 비공식 대화세션에서도 미국과 APEC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첨단 제조와 기술 분야에 전례 없는 수준의 자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 590만 명 수준의 소국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 채택 및 블록체인 혁신 측면에서 세계 무대에서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해당 국가에서 승인된 암호화폐 라이선스 수는 전년도 대비 2배로 늘었다. 싱가포르는 웹3 관련 고용, 등록된 거래소 수, 블록체인 특허 출원 등 여러 지표에서 전 세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혁신적인 접근을 취하면서도, 정부는 규제에도 적극적이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지난 5월 30일 외국에서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내국 라이선스를 취득하거나 철수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자국 시장에 진입하는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시사한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APEC 일정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소화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 등을 순방하는 중이다. 미국 고위 인사가 아시아 주요국을 돌며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국제 협력을 강조한 이번 행보는 향후 규제 협력 및 기술 협업을 본격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의 정책 결합 모델, 즉 ‘혁신 촉진 + 엄격한 규제’는 디지털 자산 산업의 성숙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둘러싼 미국과의 공조 움직임도 향후 업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