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거래소 설립 경쟁 본격화…KDX·NXT·루센트블록 3파전

| 연합뉴스

조각투자 상품의 유통 플랫폼 설립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금융당국이 예비인가 절차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10월 31일, KDX, NXT컨소시엄, 루센트블록 등 3개 컨소시엄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조각투자는 고가의 실물 자산이나 콘텐츠 등을 소액으로 나눠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금융 서비스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투자자 보호와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식 유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예비인가 신청은 그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에 신청한 3개 컨소시엄은 각기 다른 출자구성과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KDX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키움증권, 교보생명, 카카오페이증권 등이 최대주주로 참여했다. 여기에 흥국증권과 한국거래소 자체도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제도권 금융회사 중심의 참여가 눈에 띄는 구성이며, 안정성과 신뢰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한편 NXT컨소시엄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신한투자증권을 비롯해 하나증권, 뮤직카우,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그리고 아이앤에프컨설팅 등이 5% 이상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뮤직카우 같이 콘텐츠 기반 조각투자 사업 경험이 있는 기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실물 콘텐츠 거래에 강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루센트블록은 개인투자자인 허세영 대표가 이끄는 진영이다. 한국사우스폴벤처투자펀드 3호가 10% 이상, 하나비욘드파이낸스가 5% 이상 주주로 참여해 스타트업 성격이 짙은 민간 주도형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주요 금융회사 대신 벤처 자본 중심 구성인 점이 다른 후보들과 차별점이다.

앞으로 이들 컨소시엄은 금융감독원과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치게 되며, 정부는 연내 금융위원회 회의를 통해 최대 2곳까지 예비인가를 의결할 방침이다. 예비인가 이후 본인가까지 승인받게 되면 각 거래소는 조각투자 상품의 공식적인 유통 플랫폼으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개인투자가 중심의 새로운 자산운용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향후 조각투자 거래소가 정식 출범하게 되면, 고위험 사설 플랫폼에 의존하던 개인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거래의 투명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