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 매입에 나섰지만, 주주 대부분은 지분을 팔지 않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승리한 이후 향후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리플은 기업 가치를 약 400억 달러(약 52조 원)로 평가하며, 이 중 1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되사들이겠다는 입찰제안(tender offer)을 실시했다. 그러나 정보사이트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이번 입찰 참여율은 리플이 지금껏 진행한 유사한 거래 중 가장 낮았다. 즉, 대다수 주주들은 리플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기로 한 것이다.
리플은 올해 들어 두 차례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다. 지난 1월에는 2억 8,500만 달러(약 3,705억 원) 규모의 초기 투자자 및 임직원 보유주식을 매입하며 기업가치를 113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로 책정했지만,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해당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낮다’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후 그는 리플이 보유한 XRP 자산 등을 근거로 기업가치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리플은 6월에 주당 175달러로 총 7억 달러(약 9,100억 원) 규모의 대형 입찰제를 추진했고, 이번에는 더 큰 규모인 10억 달러로 확대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리플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상장설이 반복됐지만,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공식적으로 ‘상장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다만 이번 주주 반응을 보면 상장 전 자사주 확보를 통한 주주 지배력 강화 또는 향후 IPO 준비 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리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특히 SEC와의 소송에서 사실상 법적 우위를 점한 이후, XRP 보유량 확대와 글로벌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종합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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