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쏟아낸 리플, XRP는 왜 14% 급락했나

| 민태윤 기자

리플(Ripple)이 신규 인수와 스테이블코인 성장 등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플의 대표 암호화폐인 XRP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XRP는 약 14% 하락하며 현재 약 2.25달러(약 3,038원)에 거래되고 있다.

먼저, 리플은 10월 3일 기관 대상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팔리세이드(Palisade)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팔리세이드는 지갑 및 커스터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이번 인수를 통해 리플은 핀테크, 크립토 기업, 대기업 등을 직접 지원할 역량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보안성이 확보된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는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의 근간”이라며, 리플의 커스터디 기술과 팔리세이드의 경량 지갑을 결합해 ‘기관 전용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M&A는 앞서 성사된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6,875억 원) 규모의 히든로드(Hidden Road) 인수 완료에 이어, 지난 GTreasury와의 전략적 제휴 등 일련의 기업 확장 움직임과 궤를 같이한다.

한편, 리플이 작년 선보인 미국 달러에 고정된 스테이블코인 ‘RLUSD’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RLUSD는 업홀드(Uphold), 비트스탬프, 비트소, 문페이 등 다양한 거래소에서 상장되며 점차 입지를 확대 중이다. 특히 이번 주 RLUSD의 시가총액은 10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를 넘어서며 전체 암호화폐 중 105위에 올랐다. 다만, 여전히 테더(USDT)와 서클의 USD코인(USDC) 등이 독점하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RLUSD의 점유율은 낮은 편이다.

이와 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 하락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고래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5일 간 약 90만 개의 XRP가 쏟아져 나오며 하락 압박이 커졌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단기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시장 심리는 부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5일 열리는 리플의 연례 이벤트 ‘스웰(Swell)’이 XRP 반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이 행사는 뉴욕에서 개최되며, 기업 및 블록체인 업계 리더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최근의 인수합병과 스테이블코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리플은 여전히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XRP 가격 변동성과 투자 심리 회복 속도에 따라 향후 성과가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