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워츠 CTO “XRPL, 보상 없는 구조로 해킹 위험 본질적으로 차단”

| 서도윤 기자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가 최근 탈중앙화금융(DeFi) 프로젝트인 밸런서에서 발생한 1억 2,000만 달러(약 1,200억 원) 규모 해킹 사건을 계기로 리플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XRP 레저(XRPL)의 구조에 대해 다시 설명하고 나섰다.

밸런서 사건 이후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컨트랙트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XRP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XRPL의 설계가 그와는 명확히 다르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한 사용자는 “이더리움의 설계 결함이 드러났다”며 XRPL은 애초에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슈워츠는 이에 대해 “XRPL의 검증인(Validators)은 트랜잭션으로 수익을 내지 않으며, 단지 모든 노드가 동일한 순서로 거래를 처리하도록 돕는 역할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XRPL은 ‘더블 스펜딩(double spendin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관된 거래 순서를 보장하는 합의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선 중개자나 비용 유인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과 같은 네트워크는 채굴자나 지분보유자는 블록에 거래를 포함시켜 수익을 창출하지만, XRPL에서는 그런 구조 자체가 없다는 것이 슈워츠의 핵심 주장이다. 그는 “모든 노드는 어떤 거래가 유효한지 알고 있으며, 검증자는 단지 어떤 거래가 원장에 언제 기록될지 결정할 뿐”이라며 중개자가 아니라 ‘동기화 장치’라는 표현을 썼다.

이러한 설계는 ‘보상 유인을 기반으로 한 입찰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음으로써 네트워크를 장기적으로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든다고 슈워츠는 설명했다. 수학적 합의에 기반한 거래 확정 방식은 게임화 가능한 보상 모델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슈워츠에 따르면, XRPL은 스마트컨트랙트 같은 복잡한 기능 없이도 논리적 순서에 따라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며, 이것이 오히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직면한 ‘과거의 문제’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구조적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XRPL이 단순화된 구조 위에서 신뢰 기반이 아닌 수학 논리에 따라 돌아간다는 점은, 스마트컨트랙트와 채굴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네트워크들과의 근본적 차별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해명은 XRPL이 여전히 ‘중개자 없는 신뢰 네트워크’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