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홀딩스·헛8, 비트코인 2배 늘고 실적 흑자 전환…AI·에너지 인프라로 확장

| 민태윤 기자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 마라홀딩스(MARA)와 헛8(Hut 8)이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수익 개선을 보이며 비트코인 보유량도 큰 폭으로 늘렸다.

마라홀딩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2억 5,200만 달러(약 3,366억 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1억 2,300만 달러(약 1,643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1억 2,500만 달러(약 1,669억 원)의 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헛8 역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8,350만 달러(약 1,114억 원)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5,060만 달러(약 675억 원)로 집계됐다.

두 회사 모두 비트코인 보유량을 크게 확대하며 자산 기반도 강화했다. 마라홀딩스는 이번 분기 말 기준 비트코인을 52,850개 보유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 증가했으며, 헛8은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이 13,696개로 1년 전보다 50% 늘었다.

이번 실적은 두 회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난 순간이기도 하다. 마라홀딩스는 자사를 ‘디지털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정의하며, 에너지 잉여분을 디지털 자본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의 자회사 엑사이온(Exaion)을 1억 6,800만 달러(약 2,244억 원)에 인수하며 탄소배출이 적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투자하고 있다.

헛8도 유사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현재 1.02GW(기가와트)의 전력 용량을 운영 중이며, 북미 전역으로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해 2.5GW 이상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비트코인 채굴은 물론 AI 수요에도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실적 발표 당일 두 회사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헛8 주가는 약 9% 떨어졌고, 마라홀딩스도 5%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도 하루 만에 6% 하락하며 약 9만 9,000달러(약 1억 3,167만 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주요 채굴 기업들이 비트코인 외에도 인공지능과 에너지 인프라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단기적인 실적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시장 내 불안감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장기적인 기술 진화 및 에너지 전략과의 정합성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