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도박 플랫폼 지카시노(ZKasino)가 약 6개월 만에 피해 사용자들에게 부분 환불을 시작했다. 지난해 발생한 이더리움(ETH) 예치금 3,300만 달러(약 444억 원) 사기 사건 이후 첫 조치다.
지카시노 설립자가 11월 10일 X(구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까지 8,000개 피해 지갑 중 약 2,500개 주소에 대해 35% 수준의 이더리움이 환급됐다. 그는 이번 환불은 ‘중간 과정’일 뿐이라며, 향후 지급액 규모에 이자를 포함해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에는 환불 대상 사용자의 75%까지 범위가 확대되는 2차 분배가 예고돼 있다.
환불 절차는 계좌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소액 피해자의 경우 간단한 절차로 환불이 이뤄지지만, 고액 출금자에게는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에 따른 KYC(고객확인) 절차가 요구된다.
지카시노는 2024년 초 ‘브리지-투-언(bridge-to-earn)’ 캠페인을 통해 이용자가 이더리움을 예치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출범했다. 당시 약 1만 명 사용자가 10,515 ETH(약 3,300만 달러)를 맡겼고, 언제든 출금이 가능하며 수익도 제공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확인된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사전 고지 없이 ZKAS 토큰으로 전환돼 락업되었고, 이더리움은 리도(Lido)를 통해 스테이킹돼 사용자 출금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팀은 이후 1년 넘게 공식 활동을 중단해 ‘러그풀(rug pull)’ 의혹을 받았다.
프로젝트 신뢰성은 또 다른 문제로 타격을 입었다. 당시 지카시노는 MEXC와 빅브레인홀딩스로부터 시리즈A 투자 3억 5,000만 달러(약 4,712억 원)를 유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4월 말에는 네덜란드 사법당국이 이 사건 관련 용의자 한 명을 체포하고, 암호화폐·부동산·고급 차량 등 1,200만 달러(약 162억 원) 규모 자산을 압수했다.
X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환불 발표에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일부 피해자들은 소액이라도 일부 환급받은 데 만족감을 표했고, 대규모 투자자들은 향후 본인 몫은 언제 지급되는지를 두고 의문을 나타냈다. 투명성 문제를 지적한 사용자들은 잔여 자산 및 배분 구조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한편 지카시노 설립자는 “모든 피해자들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내심을 요청했다.
이번 환불은 사기로 간주됐던 프로젝트의 첫 책임 이행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다만 아직 전체 피해액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만큼, 향후 프로젝트 측 조치와 사법당국의 대응이 지속적인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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