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럼블, 1조 원 규모 노던데이터 인수…AI 인프라 진출 본격화

| 민태윤 기자

동영상 공유 플랫폼 럼블이 테더와의 긴밀해진 관계 속에서 AI 인프라 기업 노던데이터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거래는 암호화폐 업계의 AI 분야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10일 럼블은 노던데이터를 인수하는 사업결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인수는 럼블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2024년 8월 공동 발표했던 '노던데이터 인프라 지분 확보' 계획의 연장선으로,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거래 규모는 약 7억 6,700만 달러(약 1조 267억 원)에 달하는 주식 기반 거래로 이뤄질 예정이다.

테더는 이에 앞서 2024년 12월 럼블에 7억 7,500만 달러(약 1조 359억 원)를 투자하며, ‘표현의 자유와 금융 자유’라는 가치를 공유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테더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2025년 3분기 럼블의 투자자 콜에 직접 참여하며, 노던데이터 인수에 포함된 GPU 서비스 구매 계약(1억 5,000만 달러·약 2,004억 원) 및 광고 계약(1억 달러·약 1,336억 원)을 공식화했다.

아르도이노는 “이번 투자는 자유를 수호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관한 것”이라며 “검열 우려가 존재하는 중앙 집중형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크립토 기업들의 AI 기술 진출 가속화 흐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1월 AI 사기 탐지 스타트업인 알테리야를 약 1억 5,000만 달러(약 2,004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8월에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 MARA 홀딩스가 프랑스 AI 인프라 제공업체 엑사이온의 지분 64%를 확보하는 1억 6,800만 달러(약 2,245억 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럼블 역시 테더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유튜브의 점유율을 잠식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럼블의 RUM 주가는 최근 5거래일간 약 7.6% 상승해 6.42달러(약 8,578원)를 기록했다.

크립토 업계가 AI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테더와 럼블의 결합은 콘텐츠 플랫폼 기반의 AI 주도권 경쟁에서도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