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연구에 베팅한다…아이디어스피어, 암호화폐 예측시장으로 R&D 자금 조달 추진

| 민태윤 기자

탈중앙화 과학 스타트업 ‘아이디어스피어(Ideosphere)’가 암호화폐 예측 시장의 투기 심리를 활용해 초기 과학 연구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디어스피어 공동 창업자이자 기술 총괄인 레이 자램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블록체인 포 굿 어워즈’ 행사에서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자램은 “기존 자금조달 채널을 통해 투자받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여겨지는 연구가 많다”며, “암호화폐 도박 시장에 몰리는 자금 흐름을 관찰한 뒤, 이 투기 열기를 초기 연구 분야로 돌리면 어떨까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특히 예측 시장이 초기 연구·개발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강조했다. 예측 시장은 결과에 베팅하는 구조인 만큼, 높은 위험 감수 성향을 지닌 참여자들이 모이며, 이는 고위험인 초기 R&D 투자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자램은 “재능도 있고 혁신도 있지만, 자금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너무 많다”며 “자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인센티브 구조가 없어 진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어스피어는 바로 이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녀는 이어 “만약 초기 연구에 기반한 예측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곧 '아이디어의 시장'이 될 것”이라며 “연구자들이 가설을 제시하면 투자자들은 그 가설에 베팅하고, 그 차익이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를 꿈꾼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프로젝트는 개발 초기 단계로, 프론트엔드 시제품(mockup)만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스피어는 이번 행사에서 블록체인 포 굿 얼라이언스로부터 1만 테더(USDT, 약 1,000만 원)의 지원금을 확보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암호화폐의 투기성 자본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자는 아이디어스피어의 시도는, 규제와 신뢰 문제로 종종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되는 예측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과학 연구라는 공공재에 수익성과 유용성을 연결하는 이 접근이 실제 작동한다면,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확장성에 또 하나의 사례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