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은행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는 금융 안정성 위협' 경고

| 서지우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신용 수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라 브리든 잉글랜드은행 부총재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우려를 밝혔다.

브리든 부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이를 도입하는 데 있어 우리가 관리해야 할 위험이 단순히 기존 제도 수준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영국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있어 미국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잉글랜드은행은 이번 주초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대한 컨설테이션 페이퍼를 발표했다. 해당 문건은 미국에 비해 다소 강도 높은 규제 방향을 제시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의 비판을 받았다. 주요 비판 중 하나는 일반 개인은 1만 파운드(약 1,710만 원), 대부분의 기업은 1,000만 파운드(약 171억 원) 이상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조항이다.

브리든 부총재는 이 같은 제한 기준이 스테이블코인 사용 확산으로 인한 은행 예금 유출과 신용 창출 위축이라는 ‘이중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 제한이 은행과 신용시장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 조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화폐와 전통 금융을 잇는 연결고리로 주목받는 가운데, 규제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각국 중앙은행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잉글랜드은행의 접근은 보수적이라는 평가 속에, 금융 안정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혁신성 사이의 균형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