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중앙은행, 유럽 최초로 비트코인(BTC) 실험...샌드박스 계정에 편입

| 서지우 기자

체코 중앙은행이 약 1억 3,700만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매입하며 실험에 나섰다. 이는 유럽연합(EU) 내 중앙은행으로서는 처음 있는 사례로, 향후 금융 시스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공부 목적이다.

체코 국립은행(CNB)은 비트코인과 미국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토큰화된 달러 예치금을 포함한 ‘테스트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트폴리오는 국제 준비자산에 포함되지 않으며, 투자나 투기 목적이 아닌 실제 경험을 위한 ‘샌드박스 계정’으로 운영된다.

중앙은행은 보수적 성향상 암호화폐 직접 보유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변동성이 크고 규제 해석도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CNB는 토큰화, 디지털 결제, 블록체인 자산 등 미래 금융 시스템 격변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실험은 아례시 미흘(Aleš Michl) CNB 총재가 2025년 초 처음 제안한 것으로, 중앙은행의 자산 구성 다변화에 비트코인을 포함시키자는 논의에서 출발했다. 다만 총 매입 규모는 총 자산의 0.0006%에 불과해 시스템 리스크에는 영향이 없는 수준이다.

CNB는 이번 프로젝트를 향후 2~3년간 유지하며, 추후 규제와 기술 여건이 개선되면 비트코인 ETF나 토큰화 채권과 같은 디지털 자산의 ‘공식 편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실험은 EU 내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자산을 단순히 경계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실질적인 역량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다른 국가 중앙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